Love letter


 

  유명한 영화라는 것은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명대사인 “잘 지내나요? 나는 잘 지내요” 로 대변되는 이 영화를 직접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봐 왔던 일본 멜로 영화들이 대체로 조용하고 잔잔한 분위기였던 것처럼 이 영화도 눈이 내리는 겨울을 배경으로 후지이 이츠키 라는 한 남자와 와타나베 히로코, 후지이 이츠키(동명이인) 라는 두 여자에 얽힌 이야기를  편지라는 물건을 통해 조용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영화에서 가장 감명 깊게 본 부분은 ‘편지’ 라는 물건이었다. 날이 갈수록 ‘빨리빨리’를 외치면서 숨 쉴 틈도 없이 앞만 보면서 달리고 있는 우리들에게 이 영화는 한 박자 쉬어 가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현대 사회는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어려우며 언제 어디에서든 다른 사람과 쉽고 빠르게 연락을 할 수 있는 문자 메시지가 있다. 또한 컴퓨터 메신저로 자기의 생각을 언제나 직접적으로 표현할 수가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이러한 인스턴트 식의 가벼운 문화는 자신의 진솔한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평소에 하기 힘든 말 들을 글로는 조금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것처럼 영화에서 두 여성은 편지를 쓰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후지이 이츠키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해 나간다. 또한 이 영화는 멜로영화답게 사람의 애정이라는 감정을 잘 표현한 것 같다. 이츠키가 죽었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죽은 지 3년이 지나도 그를 잊지 못하고 그의 발자취를 쫓아서 동명이인인 다른 이츠키의 주소(오타루시 제니바코 2-24)로 무작정 편지를 쓰고, 그 답장을 받고 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분명 이츠키는 3년 전에 등산을 하다가 조난을 당해서 죽었다. 확실하게 장례식도 치렀으며, 그의 부모님마저도 그를 잊으려고 한다. 하지만 히로코는 잊지 못했다. 아니 잊을 수가 없다. 가슴이 인정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또한 여자 이츠키도 까맣게 잊고 있었던 다른 이츠키와의 과거를 하나 둘 기억해 내면서 애틋했던 중학교 시절 기억의 서랍을 열어 간다.

또한 영화의 분위기도 영화의 느낌에 맞게 잘 살린 것 같다.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고베시의 한 시골마을과 오타루 시의 오래된 시골집에서 느껴지는 조용하면서도 잔잔한 느낌이 영화의 배경인 눈이 내리는 겨울 풍경과 조화되어 영화의 분위기에 한층 몰입할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런 영화를 보고 잠시 뒤를 돌아보면서 쉬는 것은 어떨까?

by 하늬바람 | 2008/11/11 05:15 | 영화이야기 | 트랙백(1)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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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영화라는 것은 많이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명대사인 “잘 지내나요? 나는 잘 지내요” 로 대변되는 이 영화를 직접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봐 왔던 일본 멜로 영화들이 대체로 조용하고 잔잔한 분위기였던 것처럼 이 영화도 눈이 내리는 겨울을 배경으로 후지이 이츠키 라는 한 남자와 와타나베 히로코, 후지이 이츠키(동명이인) 라는 두 여자에 얽힌 이야기를 편지라는 물건을 통해 조용하게 풀어내고 있다. ...more

Commented by 미도리™ at 2008/11/16 11:40
정말 좋아하는 영화지요!! ^^
조용하면서도 재미있고 마음속에 생각할꺼리를 남겨주는 영화랄까요!
Commented by 어둠의창조 at 2008/11/17 11:42
네네 특히나 제가 겨울을 좋아해서 그런지 눈내리는 배경이 참 좋더라구요 ㅇㅅ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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